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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저임금 결정 방식, 신뢰도 높일 수 있도록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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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숭
2026-07-19 21:19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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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80원(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소상공인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물가가 치솟고 올해 성장률이 3% 안팎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3.7% 인상에 그친 건 아쉬운 결정이다.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공익위원들이 최종 권고안으로 ‘3.9% 인상’을 제시한 것은 인상률을 4% 아래로 묶으려는 정부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뒷말도 나온다. 정부가 사실상 최저임금 결정에 관여하면서도 공익위원을 앞세우는 현행 최저임금 결정 방식이 지속 가능한지 검토할 때가 됐다.
최임위는 지난 14일 내년 최저임금을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공익위원들은 1만600원(2.7%)~1만860원(5.25%)을 심의촉진구간으로 제시한 데 이어 1만720원(3.9%)에 합의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노사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각각 1만730원(4.0%), 1만700원(3.7%)을 최종안으로 냈다. 표결 끝에 내년 최저임금은 결국 사용자 안으로 정해진 것이다.
공익위원 제시안을 보면 인상률이 4%는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심의촉진구간 상·하한선 중간값은 3.975%였고, 최종 권고안도 3.9%였다. 공익위원을 통해 정부가 심의에 관여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번에도 정부가 ‘4% 미만’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고 노동계는 보고 있다. 최임위에 공익위원이 참여하도록 제도가 설계된 이유는 노사 합의를 유도하고, 정권에 따라 인상률이 오락가락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최저임금 결정액은 정부 의중을 벗어나지 않았다. 매년 소모적 공방이 반복되며 노사 모두 ‘제도 피로’를 느끼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영향력과 책임의 불일치 해소 차원에서 정부가 최종결정자로 나서는 방안을 포함해 노사가 신뢰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이 올해 무산된 데도 정부 책임이 작지 않다. 고용노동부는 최임위에 심의 요청만 했을 뿐 성과를 기준으로 수입을 얻는 플랫폼 종사자 최저보수제 도입엔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최임위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만 심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비임금노동자까지 포괄하는 논의를 하기 어려운 구조다. 공익위원들도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를 권고한 만큼 정부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이명박(MB)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노조 파괴 공작’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발된 주요 인물들에 대해 검찰이 고발 7년만에 기소유예·벌금 약식명령 청구로 결론내렸다. 검찰이 위증 사실을 인정하고도 대부분 피의자를 정식 재판에 넘기지 않아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3일 국정원 노조 파괴 공작과 관련해 위증 혐의로 고발된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2019년 11월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7년 만이다. 함께 고발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 정연수 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동걸 전 노동부 정책보좌관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MB정부 시절 ‘노조 파괴 공작’은 민주노총 등 기존 노동조합을 와해하려 이른바 ‘제3노총’(국민노총) 설립을 추진하고 이에 국정원 자금을 지원한 사건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주요 피고인들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제3노총 설립에 지원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2022년 민주노총과 산하 노조들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도 인정했다.
이들은 이와 관련한 국고손실죄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2019년 고발됐다. 임 전 실장은 이채필 당시 노동부 차관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지원을 요청받고 이를 국정원 2차장에 전달한 사실을 부인한 혐의를 받는다. 원 전 원장은 ‘민주노총, 전교조, 전공노를 3대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국정원이 이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지시한 적 없고, 국민노총 출범을 위해 국정원 자금을 지원하는 데 관여한 바 없다’고 위증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은 노동부 차관 재직시 국정원 및 임태희 당시 실장에게 국민노총 출범 관련 자금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등 거짓을 진술한 혐의다. 정 전 위원장은 ‘국정원 직원들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불기소이유서를 보면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한 피의자들에 대해 “피의사실은 인정된다”고 적시했다. 다만 동종 전력이 없는 점, 위증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국고손실 범행에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됐고 이후 사면·복권된 점 등을 참작해 기소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과거 “위증은 사법질서를 교란시키는 중대범죄”라며 보도자료를 내는 등 엄벌 대응 방침을 밝혀온 것과는 다른 처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재판 과정을 왜곡하고 사법 질서를 훼손하는 위증 혐의가 인정되면 기소해 엄벌에 처하는 게 맞다”며 “고위공직자들은 법을 더 잘 지켜야 되는데 정부기관 중요한 위치에서 위증한 이들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했다”고 말했다.
노조 파괴 공작 피해자이자 고발인인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이에 불복해 지난 15일 항고했다. 또 임 전 실장에 대해 정식 재판에 회부해 엄벌에 처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조 위원장은 “고발한지 7년이 지났고 담당검사가 9명이나 바뀌도록 검찰이 사건을 뭉개다가 대부분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는 점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하원(국민의회)은 15일(현지시간)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중증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조력사망’ 법안을 찬성 291표, 반대 241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치료가 불가능한 중증 질환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조력사망을 원하지 않는 의사는 ‘양심 조항’에 따라 이를 거부할 수 있고, 환자가 원하면 반드시 완화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표결 직후 엑스에 “2022년 프랑스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며 “삶의 마지막을 둘러싼 고통과 고민, 희망을 들려준 이들의 목소리가 이번 법안에 담겼다”고 밝혔다. 자율성·장애인 담당 장관 카미유 갈리아르미니에는 “어떤 치료로도 완화할 수 없는 고통이 존재한다.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생명윤리 사안인 만큼 각 정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유투표를 허용했다. 표결 결과 좌파와 마크롱 대통령의 여당 계열은 대체로 찬성했고, 보수·극우 진영은 대부분 반대했다. 극우 국민연합의 크리스토프 벤츠 의원은 “죽음의 법안”이라며 반대를 호소했고, 프랑스 가톨릭교회도 성명을 통해 “국가 역사에 심각한 단절을 가져오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입법의 배경엔 20여 년에 걸친 사회적 논쟁이 있다. 전환점은 2000년 교통사고로 사지마비와 시력·언어 장애를 겪게 된 청년 빈센트 움베르 사건이었다. 그는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살 권리가 있다면 죽을 권리도 있어야 한다”는 편지를 보내 조력사망 허용을 호소했다. 결국 어머니가 약물을 투여하고 담당 의사가 연명치료를 중단하면서 그는 2003년 숨졌고, 이 사건은 프랑스 사회에 안락사 논쟁을 본격적으로 불러일으켰다.
이후 프랑스는 2005년 ‘레오네티법’을 제정해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했고, 2016년에는 환자의 권리를 강화한 ‘클라에스-레오네티법’을 도입했다. 다만 의사가 환자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돕는 조력사망은 끝내 허용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3년 조력사망 관련 법 제정을 공식화했고, 이듬해 정부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같은 해 국회 해산과 조기 총선으로 법안 심의가 중단됐고, 이후 의원입법으로 다시 추진됐지만 보수 우위의 상원에서 세 차례 제동이 걸렸다. 결국 정부가 헌법상 권한에 따라 하원에 최종 의결권을 부여하면서 이번 법안이 통과됐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우파 진영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여전한 점을 고려해 법안을 헌법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화당의 브뤼노 르타이요 대표는 일부 헌법재판관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제기하며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했다. 법안은 헌법위원회의 위헌 심사를 거쳐 최종 발효된다. 헌법위원회의 결정은 최대 한 달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찬성론자들은 더 이상 치료로 완화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삶의 마지막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조력사망과 완화의료가 충분히 공존할 수 있으며,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보장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자들이 삶을 이어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완화의료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인과 장애인, 경제적 취약계층이 치료보다 죽음을 선택하도록 사회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프랑스 의회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지난 5월 완화의료 접근권을 강화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정부도 2034년까지 관련 예산을 60% 늘려 향후 10년간 55억유로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투자 규모와 정책 지속 여부는 향후 정권의 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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