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갤러리 권성동은 안 되고, 김예성은 인정된 ‘공소기각’…김건희 관련성으로 갈렸다
10시간 41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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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갤러리 “재판정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해 경종을 울려주십시오.” (지난해 12월17일 1심 결심 당시,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 변호인)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이 재판에 넘긴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공소기각’ 주장을 수사처럼 썼다. 공소기각은 수사기관의 수사·기소가 위법할 때, 공소 제기 자체를 무효로 하는 법원 결정이다. 피고인들은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닌데도 특검이 자신을 별건 수사해 재판에 넘긴 게 위법하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16개나 돼서 별건 수사 범위가 모호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대법원 판단은 어땠을까.
대법원은 지난 16일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상고심 사건 3건을 한꺼번에 선고했다. 권 전 의원과 이른바 김 여사 일가 집사로 불린 김예성씨,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 이종호씨 사건이다. 이들 3명은 모두 재판 과정에서 ‘공소기각’을 주장했는데, 대법원은 이들 혐의별로 판단을 달리하며 특검 수사 대상 기준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이들에 대한 특검 수사가 김 여사 의혹으로 가는 통로였는지, 본류 사건과 범행의 목적·시기가 가깝거나 증거들이 밀접한 관계에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권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권 전 의원은 기소 때부터 “정치 보복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상고심까지도 공소기각과 위법 수집 증거 주장을 고수했으나, 대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 전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후보를 지지해줄 테니 당선 이후에는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를 지원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다.
권 전 의원은 자신과 김 여사의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는 ‘통일교’가 공통됐을 뿐, 별건이므로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권성동 의원 점심, 큰 거 한장 서포트’라는 문구가 적혀 스모킹건이 된 ‘윤영호 다이어리’도 위법수집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김 여사 사이에 오간 부정 청탁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것인데, 특검이 추가 영장없이 위법하게 이관받아 별건 수사했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권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직접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 부분은 핵심 쟁점이 됐다. 2심 재판부는 결심 당시 “피고인(권 전 의원)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는지는 간단한 사실관계지만 증거법상 판단해야 할 쟁점이 많다”며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권 전 의원 측 주장을 모두 물리쳤다.
1·2심 재판부는 권 전 의원과 김 여사 의혹의 고리로 윤 전 본부장을 짚었다.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윤 전 본부장을 수사하다가, 권 전 의원 혐의를 인지했다는 특검 측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또 범행 목적도 윤 전 대통령 최측근에게 접근해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같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김예성씨와 이종호씨의 ‘공소기각’ 주장은 받아들였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는 김씨에게 일부 무죄와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씨는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회사 IMS모빌리티를 통해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기업들의 청탁성 투자금 184억원을 받았다는 ‘집사 게이트’ 의혹을 받았다. 특검은 투자금이 김 여사 측으로 흘렀는지 수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김씨에게 횡령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IMS모빌리티 동업자에게 자신의 회삿돈 24억원을 허위 대여한 혐의에 대해선 투자금 추적 과정에서 인지한 것이므로 특검 수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금 대여는 경영상 판단일 수 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김씨가 회삿돈 9억원을 자녀 교육비 등으로 쓴 개인 횡령 혐의에 대해선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김 여사와 관련이 전혀 없다”고 했다. 특검 측은 “최소한 범인, 범죄사실, 증거 중 어느 하나 이상을 공통으로 하는 경우 관련성을 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이종호씨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2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씨와 특검 측 상고 이유를 검토하면서, 특검 수사대상을 넓힐 수 있는 ‘합리적 관련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했다.
대법원은 합리적 관련성을 인정받으려면 ‘인적 관련성’ 뿐 아니라 ‘객관적 관련성’도 갖춰야 한다고 봤다. 특검 수사 대상이 본류 사건의 당사자와 공범 관계 등에 있어야 하고, 이에 더해 범행 동기·경위, 시기·장소, 증거 내용도 밀접하게 연관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은 앞서 김모 국토부 서기관 뇌물 사건과 윤 전 본부장의 원정도박 증거인멸 사건에서도 공소기각을 확정받았다. 특검은 대법원에서 공소기각이 확정된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의뢰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20일 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뒤늦게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면서 파산 직행은 피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영업을 정상화하고 시장에서 존속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법원이 지난 3일 “운영자금으로 최소 2000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아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없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 17일 만이다. 즉시항고는 집행정지 효력을 갖는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확보됨에 따라 이번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가 연장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DIP 대출이 들어오는 대로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에도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은 DIP 2000억원 대출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그러다 메리츠 측이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 2000억원 대출을 승인하고, MBK와 김병주 MBK 회장은 이 돈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기로 하면서 일말의 회생 가능성이 되살아났다. 노동자 대량실직과 납품·입점업체 연쇄도산 사태가 예견되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에 정부·여당이 MBK와 메리츠를 압박한 결과였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DIP 대출 집행을 승인하면 홈플러스에 단비 같은 2000억원이 들어오게 된다. 홈플러스는 이 자금 사용처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밀린 상품대금 일부를 지급하고 새 상품을 매입해 공급망과 점포 영업을 복구하는 데 우선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홈플러스는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됐다”며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상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홈플러스는 현재 영업을 재개해도 팔 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납품업체들이 상품 공급을 재개할지부터 미지수다. 수개월째 미지급 상태인 납품대금만 지난 4월 말 기준 4000억원이 넘는 상황이라 납품업체들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홈플러스에 채소류를 납품하다 4억원이 묶여있는 A사는 통화에서 “그동안 홈플러스에 ‘돈을 언제 줄 거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못 들었다”며 “미수금과 향후 공급할 물품대금에 대한 구체적인 지급 계획을 밝혀야만 공급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적으로 납품업체들을 설득하고 납품 재개 조건에 합의해야 해 매장 문을 다시 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빨라야 다음달 초는 돼야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67개 매장 전체의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납품 조건을 협의하고 물건을 채워놔야 손님을 받을 수 있을 텐데 거기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몇 개 매장을 열 수 있을지도 납품업체들이 예전만큼 물건을 넣어줄지를 봐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밀린 임금과 납품대금, 세금 등 공익채권만 약 1조원에 달해 추가 자금 투입 없이는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가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온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 취소 이후에도 회생절차를 계속하려면 늦어도 9월4일까지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돼야 한다. 이와 병행해 인가 전 인수·합병(M&A)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매각에 성공하는 것 외엔 홈플러스가 살아날 방법은 없다”며 “하지만 업황이 좋지 않고 홈플러스 재무 상황이 나빠 현재 조건으론 인수자가 나타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홈플러스 측은 “한 고비는 넘었지만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회생이 어렵다”며 “상생의 관점에서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윤기 사건으로 부실 수사·비위 의혹에 휩싸인 경찰이 수사를 감시할 민간 전문가 중심의 조사 기구를 신설한다. 경찰 가족이 사건 관계자인 경우 다른 경찰서에 수사를 맡기고 순환인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견제·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국민 담화 발표에 참석해 “윤 장관이 발표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민간 출신 조사관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와 부실·불공정 수사,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미이행 등을 조사한다. 이후 국가경찰위는 심의를 거쳐 경찰청에 징계나 인사 조치, 제도 개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 직무대행은 “기존에 경찰관이 조사하던 시스템과 달리 민간인을 중심으로 설치돼 엄격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규모는 100여명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을 개정해야 해서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경찰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경찰수사심의위원회 역할도 강화한다. 경찰 예규에만 있는 설치 근거를 경찰법에 명시하고, 위원은 시·도경찰청장이 지정하는 방식 대신 무작위로 선발해 외부 통제를 강화한다. 사회적 약자 사건을 전담하는 소위원회도 신설할 계획이다.
경찰 내부 인사·감찰 제도도 손 본다. 경찰관이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사건 관계인과 유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순환인사제를 확대한다. 사건 관계인이 담당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인 경우에는 관서장과 시도경찰청 지휘부에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상피제를 도입한다. 시도경찰청이 사건을 직접 수사·지휘하거나 다른 경찰서로 넘겨 은폐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발표했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을 비롯해 경찰청 인권감사관이 수사 감찰을 총괄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수본 내부 부서가 맡는 기존 방식보다 감찰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일선 경찰서에는 감찰 인력을 증원 배치하고, 시도경찰청 감찰 부서장은 해당 지역 출신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다.
수사 기관 간 견제 장치도 강화된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공정한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다른 수사팀이나 경찰관서로 사건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경찰과 공소청이 합동으로 협력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수사준칙을 개정해 공소시효 만료 3개월 전까지 검·경이 필수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사건 범위를 현행 ‘선거 사건’에서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이날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마련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보고한 ‘보완수사요구 이행 담보 대책’에도 이 같은 내용을 일부 담았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안 특성에 맞게 검사가 기한을 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 개정이 가능하며, 보완수사 요구를 불이행하는 경찰에 대한 징계 요구권을 수용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검사가 경찰서에 와 구속 피의자 조사를 살펴보고, 경찰이 송치된 사건에 대해 검사실을 방문해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상호 참관 방안도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이러한 보완책을 반영한다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정부가 이날 예정에 없던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표한 대책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논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윤기 사건으로 인한 경찰 유착·비위 의혹이 형사소송법 개정 국면과 맞물리면서 앞으로 확대될 경찰의 수사 권한과 책임을 견제할 장치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지난 9일 경찰 수사 신뢰를 높이기 위한 ‘쇄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검·경 수사 과정에서 광주 경찰이 장윤기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정황들이 드러나 여론이 악화해왔다.
유 직무대행은 “이번 대책 발표가 끝이 아니라 국민께 신뢰받는 경찰 수사 혁신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제기되는 경찰 수사에 대한 어떠한 외부 통제 장치도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찰 노조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단 하나의 사건을 이유로 13만 경찰 전체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규정하고 경찰 조직 전반을 통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의로운 개혁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며 “연고지 유착을 이유로 전국적 순환인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안은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이 재판에 넘긴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공소기각’ 주장을 수사처럼 썼다. 공소기각은 수사기관의 수사·기소가 위법할 때, 공소 제기 자체를 무효로 하는 법원 결정이다. 피고인들은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닌데도 특검이 자신을 별건 수사해 재판에 넘긴 게 위법하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16개나 돼서 별건 수사 범위가 모호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대법원 판단은 어땠을까.
대법원은 지난 16일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상고심 사건 3건을 한꺼번에 선고했다. 권 전 의원과 이른바 김 여사 일가 집사로 불린 김예성씨,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 이종호씨 사건이다. 이들 3명은 모두 재판 과정에서 ‘공소기각’을 주장했는데, 대법원은 이들 혐의별로 판단을 달리하며 특검 수사 대상 기준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이들에 대한 특검 수사가 김 여사 의혹으로 가는 통로였는지, 본류 사건과 범행의 목적·시기가 가깝거나 증거들이 밀접한 관계에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권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권 전 의원은 기소 때부터 “정치 보복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상고심까지도 공소기각과 위법 수집 증거 주장을 고수했으나, 대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 전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후보를 지지해줄 테니 당선 이후에는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를 지원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다.
권 전 의원은 자신과 김 여사의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는 ‘통일교’가 공통됐을 뿐, 별건이므로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권성동 의원 점심, 큰 거 한장 서포트’라는 문구가 적혀 스모킹건이 된 ‘윤영호 다이어리’도 위법수집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김 여사 사이에 오간 부정 청탁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것인데, 특검이 추가 영장없이 위법하게 이관받아 별건 수사했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권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직접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 부분은 핵심 쟁점이 됐다. 2심 재판부는 결심 당시 “피고인(권 전 의원)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는지는 간단한 사실관계지만 증거법상 판단해야 할 쟁점이 많다”며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권 전 의원 측 주장을 모두 물리쳤다.
1·2심 재판부는 권 전 의원과 김 여사 의혹의 고리로 윤 전 본부장을 짚었다.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윤 전 본부장을 수사하다가, 권 전 의원 혐의를 인지했다는 특검 측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또 범행 목적도 윤 전 대통령 최측근에게 접근해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같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김예성씨와 이종호씨의 ‘공소기각’ 주장은 받아들였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는 김씨에게 일부 무죄와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씨는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회사 IMS모빌리티를 통해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기업들의 청탁성 투자금 184억원을 받았다는 ‘집사 게이트’ 의혹을 받았다. 특검은 투자금이 김 여사 측으로 흘렀는지 수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김씨에게 횡령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IMS모빌리티 동업자에게 자신의 회삿돈 24억원을 허위 대여한 혐의에 대해선 투자금 추적 과정에서 인지한 것이므로 특검 수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금 대여는 경영상 판단일 수 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김씨가 회삿돈 9억원을 자녀 교육비 등으로 쓴 개인 횡령 혐의에 대해선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김 여사와 관련이 전혀 없다”고 했다. 특검 측은 “최소한 범인, 범죄사실, 증거 중 어느 하나 이상을 공통으로 하는 경우 관련성을 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이종호씨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2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씨와 특검 측 상고 이유를 검토하면서, 특검 수사대상을 넓힐 수 있는 ‘합리적 관련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했다.
대법원은 합리적 관련성을 인정받으려면 ‘인적 관련성’ 뿐 아니라 ‘객관적 관련성’도 갖춰야 한다고 봤다. 특검 수사 대상이 본류 사건의 당사자와 공범 관계 등에 있어야 하고, 이에 더해 범행 동기·경위, 시기·장소, 증거 내용도 밀접하게 연관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은 앞서 김모 국토부 서기관 뇌물 사건과 윤 전 본부장의 원정도박 증거인멸 사건에서도 공소기각을 확정받았다. 특검은 대법원에서 공소기각이 확정된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의뢰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20일 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뒤늦게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면서 파산 직행은 피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영업을 정상화하고 시장에서 존속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법원이 지난 3일 “운영자금으로 최소 2000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아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없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 17일 만이다. 즉시항고는 집행정지 효력을 갖는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확보됨에 따라 이번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가 연장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DIP 대출이 들어오는 대로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에도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은 DIP 2000억원 대출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그러다 메리츠 측이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 2000억원 대출을 승인하고, MBK와 김병주 MBK 회장은 이 돈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기로 하면서 일말의 회생 가능성이 되살아났다. 노동자 대량실직과 납품·입점업체 연쇄도산 사태가 예견되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에 정부·여당이 MBK와 메리츠를 압박한 결과였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DIP 대출 집행을 승인하면 홈플러스에 단비 같은 2000억원이 들어오게 된다. 홈플러스는 이 자금 사용처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밀린 상품대금 일부를 지급하고 새 상품을 매입해 공급망과 점포 영업을 복구하는 데 우선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홈플러스는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됐다”며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상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홈플러스는 현재 영업을 재개해도 팔 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납품업체들이 상품 공급을 재개할지부터 미지수다. 수개월째 미지급 상태인 납품대금만 지난 4월 말 기준 4000억원이 넘는 상황이라 납품업체들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홈플러스에 채소류를 납품하다 4억원이 묶여있는 A사는 통화에서 “그동안 홈플러스에 ‘돈을 언제 줄 거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못 들었다”며 “미수금과 향후 공급할 물품대금에 대한 구체적인 지급 계획을 밝혀야만 공급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적으로 납품업체들을 설득하고 납품 재개 조건에 합의해야 해 매장 문을 다시 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빨라야 다음달 초는 돼야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67개 매장 전체의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납품 조건을 협의하고 물건을 채워놔야 손님을 받을 수 있을 텐데 거기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몇 개 매장을 열 수 있을지도 납품업체들이 예전만큼 물건을 넣어줄지를 봐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밀린 임금과 납품대금, 세금 등 공익채권만 약 1조원에 달해 추가 자금 투입 없이는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가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온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 취소 이후에도 회생절차를 계속하려면 늦어도 9월4일까지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돼야 한다. 이와 병행해 인가 전 인수·합병(M&A)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매각에 성공하는 것 외엔 홈플러스가 살아날 방법은 없다”며 “하지만 업황이 좋지 않고 홈플러스 재무 상황이 나빠 현재 조건으론 인수자가 나타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홈플러스 측은 “한 고비는 넘었지만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회생이 어렵다”며 “상생의 관점에서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윤기 사건으로 부실 수사·비위 의혹에 휩싸인 경찰이 수사를 감시할 민간 전문가 중심의 조사 기구를 신설한다. 경찰 가족이 사건 관계자인 경우 다른 경찰서에 수사를 맡기고 순환인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견제·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국민 담화 발표에 참석해 “윤 장관이 발표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민간 출신 조사관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와 부실·불공정 수사,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미이행 등을 조사한다. 이후 국가경찰위는 심의를 거쳐 경찰청에 징계나 인사 조치, 제도 개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 직무대행은 “기존에 경찰관이 조사하던 시스템과 달리 민간인을 중심으로 설치돼 엄격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규모는 100여명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을 개정해야 해서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경찰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경찰수사심의위원회 역할도 강화한다. 경찰 예규에만 있는 설치 근거를 경찰법에 명시하고, 위원은 시·도경찰청장이 지정하는 방식 대신 무작위로 선발해 외부 통제를 강화한다. 사회적 약자 사건을 전담하는 소위원회도 신설할 계획이다.
경찰 내부 인사·감찰 제도도 손 본다. 경찰관이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사건 관계인과 유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순환인사제를 확대한다. 사건 관계인이 담당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인 경우에는 관서장과 시도경찰청 지휘부에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상피제를 도입한다. 시도경찰청이 사건을 직접 수사·지휘하거나 다른 경찰서로 넘겨 은폐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발표했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을 비롯해 경찰청 인권감사관이 수사 감찰을 총괄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수본 내부 부서가 맡는 기존 방식보다 감찰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일선 경찰서에는 감찰 인력을 증원 배치하고, 시도경찰청 감찰 부서장은 해당 지역 출신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다.
수사 기관 간 견제 장치도 강화된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공정한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다른 수사팀이나 경찰관서로 사건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경찰과 공소청이 합동으로 협력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수사준칙을 개정해 공소시효 만료 3개월 전까지 검·경이 필수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사건 범위를 현행 ‘선거 사건’에서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이날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마련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보고한 ‘보완수사요구 이행 담보 대책’에도 이 같은 내용을 일부 담았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안 특성에 맞게 검사가 기한을 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 개정이 가능하며, 보완수사 요구를 불이행하는 경찰에 대한 징계 요구권을 수용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검사가 경찰서에 와 구속 피의자 조사를 살펴보고, 경찰이 송치된 사건에 대해 검사실을 방문해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상호 참관 방안도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이러한 보완책을 반영한다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정부가 이날 예정에 없던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표한 대책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논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윤기 사건으로 인한 경찰 유착·비위 의혹이 형사소송법 개정 국면과 맞물리면서 앞으로 확대될 경찰의 수사 권한과 책임을 견제할 장치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지난 9일 경찰 수사 신뢰를 높이기 위한 ‘쇄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검·경 수사 과정에서 광주 경찰이 장윤기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정황들이 드러나 여론이 악화해왔다.
유 직무대행은 “이번 대책 발표가 끝이 아니라 국민께 신뢰받는 경찰 수사 혁신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제기되는 경찰 수사에 대한 어떠한 외부 통제 장치도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찰 노조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단 하나의 사건을 이유로 13만 경찰 전체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규정하고 경찰 조직 전반을 통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의로운 개혁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며 “연고지 유착을 이유로 전국적 순환인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안은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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