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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신분으로 미국 가게 해줄게”···자국민 속여 돈 가로챈 네팔 전 부총리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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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숭
15시간 31분전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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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을 부탄 난민으로 위장 시켜 미국에 정착하게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네팔 전 부총리와 장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카트만두 지방법원은 지난 14일 국가반역죄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톱 바하두르 라야마지 전 부총리 겸 에너지부 장관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발 크리슈나 칸드 전 내무부 장관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라야마지 전 부총리와 칸드 전 장관은 2018년 사기 조직과 공모해 부탄 난민 신분으로 미국에 정착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네팔인들을 속여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게 속아 넘어간 피해자는 수백명에 달하며, 이들은 돈을 건넨 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2023년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두 전직 장관은 이미 정부를 떠난 상태였다. 실제 네팔인이 가짜 부탄 난민 신분으로 미국에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990년대 초 힌두교를 믿는 네팔계 부탄인 12만명은 종교적 박해 이유로 네팔로 건너와 난민촌에서 생활했다. 부탄은 불교 국가다. 네팔과 부탄은 이들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으나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후 제3국 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약 11만3000명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여러 서방 국가에 정착했다. 현재도 남은 네팔계 부탄인 수천명이 난민촌에서 지내고 있다.
부패는 네팔의 심각한 병폐 중 하나다. 지난해 청년 주도의 반부패 시위 과정에서 76명이 사망했고 새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총리로 취임한 전직 래퍼 출신 정치인 발렌드랴 샤는 부패 문제를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1990년생이다.
※이 칼럼은 영화 <그림자 아이> 주요 내용을 포함합니다.
최근 개봉한 유은정 감독의 영화 <그림자 아이>에는 서로 다른 세대를 상징하는 여성 인물들이 등장한다. 작품의 제작자이기도 한 임수정 배우가 연기한 금옥, 금옥의 이모, 금옥의 두 딸 수안과 수련, 수안의 친구 재인 등이다. 각 인물의 설정이 아주 흥미롭다. 금옥은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상담사다. 금옥의 부모 중에는 아버지만 등장하며 부재한 어머니 대신 금옥이 의지하는 이는 이모다. 이모는 결혼을 하지 않은 엘리트 여성이다. 금옥의 집안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그림자’ 이야기가 있다. 같은 얼굴을 가진 두 아이 중 한 아이는 그림자가 데려간다는 것이다. 그림자가 아이를 데려가지 못하도록 다른 집의 닮은 아이를 찾아 죽이는 일은 이 집안 부모에게 주어진 임무다. 금옥의 아버지가 딸을 살리기 위해 금옥을 닮은 아이를 죽였듯이, 금옥 역시 딸 수안과 닮은 재인을 죽이려 한다. 그러나 수안은 재인을, 자신을 위해 희생돼야 할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재인이 가난하고 힘없는 집안의 아이라는 사실은 결코 희생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세대와 성별을 교차시키면 더욱 흥미롭다. 금옥과 같은 세대의 남성인 남편은 언급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반면 윗 세대의 남성인 아버지는 자신의 딸 금옥을 아끼는 마음에 남의 딸을 죽여 자신의 대저택 앞마당에 묻는 인물이다. 한편 가족사진에서 어째서인지 보이지 않는 금옥의 어머니와 비닐하우스에서 살 만큼 가난하면서도 손녀를 사랑으로 키운 재인의 할머니, 자신의 커리어를 유지하며 자식 대신 조카 금옥을 챙기는 독신의 이모는 서로 다른 유형의 윗 세대 여성을 보여준다. 금옥의 아래 세대로는 세 명의 십대 여성과 이십대로 보이는 남성이 등장한다. 큰딸 수련은 할아버지가 자신을 살리기 위해 다른 아이를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언니를 누구보다 사랑했던 작은딸 수안은 수련을 따라가려다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 자매의 비극적인 연대는 수안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친구 재인을 만나면서 희망의 연대로 확장된다. 두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이십대 남성을 재인이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장면은 참으로 통쾌하고 멋졌다.
금옥과 비슷한 나이대 여성 관객이라면 결말을 곱씹어보면 좋겠다. 금옥은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아버지’ 말을 무시하기 힘들었던 세대, 그러면서도 뭐든지 혼자 힘으로 해내야 한다고 믿었던 세대의 여성이다. 결말을 보며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함께 저항하고 서로를 구하고자 애쓰는 현실의 후배 여성들을 생각했다. 그들이 나를 깨우쳤듯 수안과 재인의 용기에 금옥도 각성했으리라 믿는다.
몸을 달라며 인간에게 달려드는 영화 속 그림자를 보면서 문득 인공지능(AI)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속 ‘그림자’는 나 혹은 우리의 생존을 명목으로 다른 누군가의 희생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게 만드는 현실 속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다. 현실 속 수안과 재인이 보여준 용기 있는 연대로부터 기꺼이 배우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현실의 금옥이가 되어야지. 영화를 보면서 한 다짐이다. 그림자를 두려워하면서도 끝내 맞서려는 많은 이들과 함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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