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호르무즈 60일만 무료’ 담긴 종전 MOU 전문 공개…트럼프 “목표 초과 달성”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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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호르무즈 60일만 무료’ 담긴 종전 MOU 전문 공개…트럼프 “목표 초과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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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숭
1시간 27분전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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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7일(현지시간) 14개 조항으로 이뤄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을 공개했다. 이란 국영 매체 역시 동일한 내용의 MOU를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MOU 전문을 낭독한 후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희석해 폐기하는데 동의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하에 이란 내에서 희석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최종 합의에 도달하고 이란이 제대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제재 완화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MOU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과 함께 레바논의 영토 보전을 약속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은 60일동안만 무료로 하되 이후에는 이란과 오만이 해협 관리 서비스 체계를 정한다고 규정했다. 이란에 3000억달러의 재건 기금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 에비앙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전 MOU는 우리가 달성하고자 했던 모든 목표, 그 이상을 이뤄낸 것”이라면서 “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0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기금 조성과 관련해 “이란이 똑바로 행동한다면 사람들이 이란에 투자를 원할 경우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또 한 번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결 자산 해제에 대해선 “그건 우리 돈이 아니라 그들의 돈”이라며 “언젠가는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탄도 미사일에 대해 “다른 나라들도 가지고 있으니 그들도 일부를 가져야 한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바논을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질책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보호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라며 “(이란의) 드론 두 대가 사막에 떨어져 아무 피해도 입히지 않았는데, 굳이 레바논 베이루트의 건물을 파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재앙’만큼은 피하고 싶다면서 “내가 절대 되고 싶지 않았던 대통령은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었다”고 강조했다. 후버 대통령은 대공황 당시 주식 시장 폭락을 초래한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60일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폭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이란을 압박했지만, 몇 시간 후 “60일을 엄격한 시한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이날 공개된 MOU에 정식 서명을 하고, 바로 1차 실무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음은 MOU 전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각 항목별로 주석을 달았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은 MOU 합의에 구속되지 않는다면서, 레바논에서 철군하거나 군사작전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빌미로 언제든 미국에 합의 위반을 선언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레바논을 문제 삼아 협상을 지연시킬 경우, 이스라엘에 레바논에서 손을 떼라는 더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이번 전쟁은 미국이 이란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민 봉기를 이용해 정권 전복을 꾀하려던 시도에서 시작됐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심각한 경제난으로 시민들의 분노와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이란 정권은 이 같은 시도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정 간섭’ 조항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전 정권이 이란과의 핵 협상을 2년 넘게 진행했던 것에 비춰볼 때 60일은 사실상 합의를 도출해 내기에 불가능한 일정이다. 그럼에도 이 같이 야심찬 시간표를 짠 의도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은 국내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해제되면 이란은 자국 항구를 통해 수출입을 재개할 수 있게 되는 반면, 미국은 중요한 협상 지렛대 중 하나를 잃게 된다.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미국이 군사 작전을 재개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이란은 이를 최대한 이용해 시간끌기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5항은 가장 논쟁적인 항목 중 하나다.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 “60일 동안만” 무료 개방되며, 호르무즈 해상 서비스 체계는 이란과 오만이 함께 정의한다는 지점이다. 이란은 현재 통행료가 아닌, 해협 관리 서비스 수수료를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이란이 본 협상에서 크게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 이는 자유로운 항행 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이 또한 논란이 많은 항목이다. 재건 기금은 이란이 요구해 온 ‘전쟁 피해 배상금’의 대안으로 나온 구상이다. 이란은 미국에 배상금으로 4000억달러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를 수락할 경우 패전국이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거절했고 이후 민간 재건 기금이란 구상이 등장했다. 미국은 재건 기금에 미국의 세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걸프 동맹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출자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으킨 전쟁의 뒤처리를 동맹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정권의 이란 핵합의가 ‘현금 퍼주기’라고 끊임없이 비난해 왔던 것을 돌이켜 볼 때 이율배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오바마 정권이 이란에 지급한 자금은 동결된 이란의 자산이었지만,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재건 기금은 순전한 외부 자금 지원이다.
8항은 가장 큰 쟁점인 이란의 핵 개발에 관한 내용이다. 여기서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은 새로운 약속이 아니다. 이란은 이제까지 줄곧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왔다.
미국과 이란은 가장 민감한 쟁점인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모두 본 협상으로 미뤄놨기 때문에, 이 조항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의 ‘희석’에 동의했다는 점 뿐이다.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 왔기 때문에 미국 혹은 IAEA의 감독 하에 이란 내에서 폐기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NYT는 “고농축 우라늄 외에 이란의 다른 주요 핵시설은 어떻게 할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단 기간을 몇년으로 해야 할지, 또 사찰 체제는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등 본 협상에서 해결해야 할 수많은 쟁점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10항은 미국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MOU 서명식이 끝나는 대로 이란에 협상 기간인 60일 동안 원유 판매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이란이 핵을 포기하기 전까지 어떠한 경제적 인센티브도 제공해선 안된다고 주장해 온 미국 내 강경파들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협상의 어려운 부분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장 강력한 경제적 지렛대를 포기했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러한 유인책이 없다면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조항의 문구에 따르면 이란은 “MOU가 이행되는 즉시” 동결된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후속 협상이 타결되기 전에 동결 자금 일부가 해제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란이 MOU 서명과 동시에 동결 자금 일부가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보인다. 또 ‘이란이 정하는 최종 수혜자’에게 자금이 제공된다는 문구는 이란 군이나 미국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수혜자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동결 자금은 이란이 핵 포기 등 약속 이행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제될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MOU 이행”의 해석을 놓고 앞으로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를 오래 지켜본 사람에게는 직업병 같은 것이 생긴다. 싸움의 한복판에서도 그 싸움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묻게 되는 버릇이다. 지금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전장을 바라보며, 또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저들은 지금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8월1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대표의 연임 도전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선거책임론과 전당대회의 공정성이 명분으로 등장했지만, 그 외피를 한 꺼풀 벗기면 총선 공천권이라는 뼈대가 드러난다.
정치는 책임이다. 그러나 선거를 진두지휘한 당대표는 정작 정치적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그는 이번 선거를 사실상 승리한 선거라고 주장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선거에서는 승리했는데 정작 다수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 그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풍경이 강 건너편에서도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소속으로 부산 북구갑에서 살아 돌아온 한동훈 전 대표의 국회 입성은 친한계와 당권파 사이에 잠복해 있던 갈등에 다시 불을 지폈다. 책임은 사라지고 당권을 향한 집착만 난무하면서 정치의 근본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양당 지도부 모두 선거가 끝나자 가장 먼저 한 것은 패인 분석이 아니라 책임을 떠넘길 상대를 찾는 일이었다. 거대 양당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되풀이하는 이 기묘한 데칼코마니야말로, 한국 정당정치의 병증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진단서인 셈이다.
권력투쟁과 노선 경쟁은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권력투쟁이 ‘누가 권력을 갖느냐’의 문제라면, 노선 경쟁은 ‘당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의 문제다. 전자는 사람이, 후자는 가치가 주인공이다. 권력투쟁은 상대를 쓰러뜨려야 끝나는 싸움이기에 결국 정당을 좀먹는다. 반대로 노선 경쟁은 가치와 정책을 겨루며 정당을 더욱 단련시킨다.
진짜 위험은 권력투쟁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노선 경쟁으로 위장하는 기만이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쪽은 모든 정당한 비판에 ‘분열’과 ‘해당행위’의 낙인을 찍어 입을 막는다.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는 모순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금 여당 주변 여론을 주도하는 김어준으로 대표되는 강성 스피커들과, 그 영향력에 기대어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는 정청래 지도부의 공생 관계가 지방선거 패배의 한 원인이었다. 이들은 오류를 교정하는 대신 ‘우리 편만 무오류설’이라는 사이비 종교적 도그마를 주입하고 있다.
정치의 상업화를 주도한 이 세력은 대중의 분노를 자양분 삼아 맹목적 팬덤을 결집시킨다. 책임져야 할 정치인이 언론의 외피를 쓴 프로파간다 뒤에 숨어 맹신도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행태야말로, 민주당을 강성 팬덤의 게토(Ghetto)에 가두고 다수의 합리적 시민으로부터 고립시키는 독버섯이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누가 공천권을 쥐느냐’의 권력투쟁이 아니라 ‘당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를 토론하는 노선 경쟁이어야 한다. 과거 이재명 대표 시절 제기된 ‘중도보수론’과 실용주의 노선은 정당의 미래를 둘러싼 생산적 논쟁의 결과였다. 포용과 실용을 강조하는 시대정신은 지금도 유효하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노선이기도 하다.
서울시장 선거 참패가 남긴 데이터는 구체적이고 치명적이다. 2030세대의 절절한 외침과 한강벨트에서 드러난 ‘아파트 정치’는 단순히 청년층의 보수화나 부동산 욕망으로만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선거 관리 논란까지 더해져 ‘공정’을 표방한 정부가 외면할 수 없는 당면 과제가 되었다.
이는 기득권화된 민주당 체제에 대한 구조적 불신의 표현이며, 실용과 포용이라는 시대정신을 외면한 채 시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확실한 심판이기도 하다. 시민적 관점을 잃어버린 정치는 이념과 구호로 전락한 채 진영논리로 정치를 무너뜨릴 뿐이다.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의제는 이러한 시대적 과제에 어떻게 답하고, 서민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어야 한다.
대전환의 시대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전진을 위해 민주당은 낡은 빅스피커들의 선동정치와 결별하고 노선 경쟁의 광장을 열어야 한다. 익숙한 관성을 떨쳐내고 미래로 나아가려면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는 처절한 몸부림과 과감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 처절한 자기 성찰 없이는 민심 회복도 없다.
다작 감독인 덕에 ‘개별성 없는 AI’ 최신 화두 투영‘칸 영화제’ 후광에 전지현·구교환 스타 파워 더해져쇼박스 올 상영작 4편 연속 ‘홈런’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가 지난 13일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영화는 개봉 4주 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장기 흥행 굳히기에 들어갔다.
좀비물인 <군체>가 관객들에게 통할지 예단하기란 어려웠다. 연 감독은 1000만 영화 <부산행>(2016)으로 K좀비물의 시작을 알렸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2019~2021)가 바통을 이어받았으나, 영화계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 감독은 <반도>(2020)에서 좀비의 창궐로 고립된 한반도를 그리며 아포칼립스물로의 확장을 꾀했으나 누적 관객 수 381만명에 그치며 흥행에 아쉬움을 남겼다.
<군체>는 좀비 감염 사태가 벌어진 폐쇄된 빌딩에서 생명공학과 교수 ‘세정’(전지현)을 비롯한 생존자들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10년 사이 익숙해진 장르에 <군체>가 차별화를 둔 건 독창적인 설정에 있다. 영화 속 좀비는 사고 능력을 잃어버려 무작정 소리 나는 방향으로 달려드는 여타 좀비들과 다르다. 이들은 인공지능(AI)처럼 집단으로 사고하고 진화한다. 감염시켜야 할 대상에 관한 정보를 ‘업데이트’할 때, 개체는 동시에 머리를 치켜든 채 멈춘다. 설정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새로운 좀비의 모습이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설정은 ‘개별성이 없는 AI’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AI라는 현시대 화두가 투영된 영화를 시차 없이 볼 수 있는 건 작품을 빠르게 진행하는 연 감독의 추진력 덕분이다. 연 감독은 충무로에서 알아주는 다작 감독으로, 지난해에만 극장 영화 <얼굴>과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두 편으로 관객을 만났다. <군체>의 인물 캐릭터의 입체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동시대적이며 독창적인 좀비 콘셉트를 보는 재미가 스토리의 아쉬움을 상쇄했다.
1600만명을 동원한 올 상반기 히트작 <왕과 사는 남자>가 입소문이 뒤늦게 퍼지며 뒷심을 보였다면, <군체>는 개봉 후 단기간에 관객을 끌어들였다. 100만·200만·300만·400만 관객까지는 올해 개봉작 중 최단 기록을 연달아 경신했다. 500만 관객 달성은 개봉 24일 만으로, <왕과 사는 남자>(18일)보다 엿새 늦었다.
<군체>가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달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돼 관련 일정을 소화하는 감독·배우들의 모습이 노출된 직후 국내에서 개봉한 영향도 있다. ‘스타 파워’도 한몫했다. 끊임없는 작품 활동만큼 유튜브 등에서 활발한 홍보 활동 참여로 대중에게 친숙한 연 감독,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전지현,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의 호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배우 구교환 등이 각각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한국 영화가 많지 않은 비수기에 개봉한 이점도 누렸다. 개봉 직후 부처님오신날을 낀 주말(지난달 22~25일)에만 180만여명이, 지난 3일 지방선거 휴일에는 33만여명이 작품을 관람했다. 지난달 정부가 지급한 영화 할인쿠폰도 흥행에 가속도를 붙였다. 지난 3일 한국 영화 <와일드 씽>의 개봉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디스클로저 데이> 개봉일이던 지난 10일 하루 박스오피스 2위로 내려섰던 것을 빼면 개봉일부터 16일까지 내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군체>의 제공·배급사 쇼박스는 2026년 영화계의 이른 승자가 됐다.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한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김도영 감독·260만명)를 시작으로 사극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감독·1689만명), 공포 영화 <살목지>(이상민 감독·324만명)에 이어 <군체>(527만명·손익분기점 300만명)까지 영화 4편이 연달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조수빈 쇼박스 홍보팀장은 “멜로·사극·콘셉트 있는 공포물 등 극장에서 큰 흥행을 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장르들로 사랑받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이야기가 좋으면 장르 관계없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상반기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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